활동소식/권력감시2010. 10. 29. 18:53

현행 정당제·선거제도부터 개선해야

 

지방자치 20년은 '중앙정치 예속화'와 '더딘 분권화'로 요약된다. 지역 내부를 본다면 특정정당이 권력을 독점한 '풀뿌리 보수주의'가 강화됐다.

지방자치와 지방정치를 혁신하려면 제도의 개선이 중요하다.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가 마산시의원을 대상으로 지난달 벌인 '지방자치 20년 평가와 발전방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응답자(21명 중 11명)들은 지방자치 발전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방의회 권한부족(33%) △중앙정부 의지 부족(25%) △자치단체장 강한 권한·독주(16%) 순으로 꼽았다. 단편적인 결과이지만 제도의 문제를 지방자치 걸림돌로 본 것이다.

제도 개선은 사람의 몫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방자치 혁신에 앞장설 인물을 뽑아야 한다는 의미다.

◇자치분권 강화 = 중앙정부가 권한을 자치단체에 이양해야 한다. 지방자치제가 성년이 됐지만 반쪽짜리에 머문 것은 중앙정부가 힘과 돈으로 '통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광역자치단체 행정부지사에 국가공무원을 내려보내는 것을 없애고, '상위 법률에 근거'라는 벽에 막힌 자치입법권도 강화해야 한다.

재정 분권도 필수다. 정부는 자치단체가 돈을 타 쓰도록 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특별교부세를 삭감하겠다며 통제한다. 최근 전국공무원노조 징계를 강요하면서도 그랬다. 이에 대해 공무원노조는 "특별교부세를 정권유지차원에서 쌈짓돈처럼 사용하는 것은 풀뿌리 민주주의 근간인 지방자치를 흔드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재정 분권을 위해서는 정부가 개별사업에 보조금을 주는 방식은 복지 같은 필수부분으로 제한하고, 포괄보조금제로 바꿔 자치단체가 용도를 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하승수 운영위원은 "입법권과 재정권을 포괄적으로 배분하는 방식의 분권이 필요하다"며 "그런 분권만이 실질적으로 중앙관료 집단의 영향력을 줄이는 분권이 될 것이고 지역 정책을 둘러싼 정책 경쟁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참여 확대 = 주민투표, 주민발의, 주민소환, 주민소송제가 도입됐으나 현행대로는 주민이 참여하고 견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주민투표제는 6년이 됐으나 무용지물이다. 주민소환도 지금까지 2번(경기도 하남시, 제주특별자치도) 진행됐을 뿐이다. 경남에서는 함양군수, 밀양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움직임이 있었지만 투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3분의 1 투표율 상한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하승수 운영위원은 "요건이 너무 엄격해 주민이 할 수 있는 견제 기능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주민이 대표자를 견제할 수 없다면 지방자치가 변화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민이 주민투표를 발의하려면 서명인원(유권자 5분의 1~20분의 1 이상) 조건도 과하다. 특히 주요 공공시설 설치·관리, 행정기구설치·변경, 자치단체 예산·회계·계약·재산관리 사항, 국가정책 등에 대해서는 주민이 주민투표를 발의할 수 없도록 막아놓았다. 그래서 마창진 행정통합 과정에 주민투표를 뛰어넘었다.

 

◇독점 막는 선거제도 = 풀뿌리 주민자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특정정당이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를 장악한 권력독점 구조가 근원이다.

마창진참여자치연대 조유묵 사무처장은 "지역사회에서 경쟁과 견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독점적 지역정당체제와 그에 따른 일당독점 지배구조"라며 "현행 정당제도와 선거제도에 대한 전면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천권으로 지역정치 '줄 세우기' 폐단을 키운 정당공천제 폐지 등 종합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 정당공천의 민주화가 우선이다. 정당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시민참여공천을 앞세웠지만 시민참여는커녕 여전히 국회의원의 입김이 강했다.

광역의원선거구를 소선거구제(1명)에서 중선거구제(2~4명)로, 기초·광역의회 비례대표 비율(현행 10%)을 늘리자는 시민사회의 요구도 있다. 또 전국정당만 가능한 틀에서 벗어나 주민과 유권자, 시민사회가 독자적 정치세력화와 풀뿌리 생활정치를 할 수 있는 지역정당을 인정해야 한다.

 

◇의회 견제기능 강화 = '강 단체장-약 의회' 구조를 바꿔야 한다. 그래야, 견제와 균형이 성립할 수 있다. 무능력, 무기력한 의회도 문제지만 자치단체장의 전횡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도 취약하다. 마창진참여자치연대 마산시의원 설문조사에서 자치단체장과의 관계에 대한 문제점으로 '단체장 막강한 권한(27%)', '단체장 독주(27%)', '지방의회 약한 권한(27%)'이 82%를 차지했다.

지방의회 권한 중 부족한 것에 대해서는 '의회사무직 인사권(72%)', '집행부 위법에 대한 제재·처벌권(27%)'으로 나타났다.

 

자치단체장이 독점한 예산편성권과 인사권부터 혁신해야 한다. 지방의회 견제기능 강화를 위해서는 의회 사무처 인사권을 독립하고, 전문위원실을 강화해야 한다. 자치입법권 강화, 지방의회가 단체장이 임명하는 부단체장, 출자·출연 등 산하 기관장에 대한 인사 청문회나 임명동의를 할 수 있게 법률근거도 마련해야 한다.

하승수 운영위원은 "행정사무감사·조사의 실효성 강화를 위해 지방의회에도 국회처럼 위증에 대해 형사처벌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경남도민일보>와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가 공동으로 기획했습니다.
2010년 05월 10일 (월) 표세호 기자 po32dong@idomin.com

Posted by 참여자치 마창진참여자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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