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권력감시2014. 1. 9. 18:19

 

 

울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밀양 송전탑 연대활동가 연행 규탄한다

-평생의 터와 이웃을 잃은 이에게서 또 무엇을 빼앗는가

지난 7일, 밀양 초고압 송전선 건설현장에서 5명의 시민이 연행됐다. 이중 3명은 풀려난 상황이나, 2명은 구속영장실질검사 과정 중에 있다. 이들은 바로 옆 집, 옆 동네의 지인이 두 명이나 자살로 정부의 정책에 이의를 제기하던 곳에서, 노구를 이끌고 해가 바뀌도록 동네 앞동산을 오르고, 추운 겨울바람 속에 서있어야만 하는 어르신 옆에서 자그마한 위안이 되고자 했던 이들이다.

밀양 초고압 송전선 건설현장은 국가라는 공동체의 지속가능한 에너지 공급의 방안을 두고 정부와 국민간의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단지 송전선이 지나간다는 이유로 평생 살아온 곳을 그리고 평생 살아온 방식을 버려야 하는 이들이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곳이다. 더욱 우리나라의 농촌 평균연령이 63.7세라는 것에서 가늠할 수 있듯 환갑을 넘어선 어르신들이 대다수인 곳이다. 또한 국민의 기본권과 같은 어려운 말보다 국가라는 것이 그리고 공권력이라는 것이 어쩌면 나의 위에 있는 존재로 받아들여 왔던 분들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현재 구속영장실질검사를 받고있는 분들은 이런 곳에서 국가의 정책이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해서 운영될 수 있도록 어르신들에게 자그마한 도움이 되고자 했다. 어느 날 국가의 정책 때문에 삶을 버려야 했던 지인을 눈물로 기억하는 어르신의 옆에서 위안이 되고자, 한겨울 바람이 부는 천막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함께 해 왔던 이들이다.

연행 당시 상황은 마을로 765KV라는 가늠하기 힘들 만큼의 초고압 송전선이 들어서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주민분들을 돕기 위한 과정에서 공무집행방해로 연행됐다. 이 과정에서 두 분은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후송되기도 했다. 애초 문제의 시작은 경찰이 식사를 하고 있던 주민들을 둘러싸면서 긴장이 높아졌고, 추운 겨울에 소화기로 모닥불을 끄고 식기를 발로 차는 등 자극적인 행동이 먼저 이뤄졌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 숙영용 컨테이너가 주민분들의 동의나 이해가 없는 상황에서 마을 앞 도로 건너에 설치되면서 해당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게다가 이후 문제의 컨테이너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중재로 다른 곳으로 옮겨진 상황이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등으로 핵발전 정책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많고, 이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현 세대 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의 지속가능성, 안전성을 둘러싼 문제를 위해서는 더 많은 사회적 논의와 민주주의적 타협이 필요하다. 슬픔을 아직 잊지 않은 어르신들의 위안이 되고자 했던 그리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정책을 함께 만들어 보고자 하는 이들에게 구속과 같은 대응은 이를 위한 대화의 단절을 상징한다. 무엇보다 국가에 의해 삶의 터전을, 건강을, 국민의 기본권을 염려해야 하는 어르신들에게서 위안과 함께 하고자하는 손길을 빼앗는 것이다. 밀양의 눈물이 더 흐르게 해서는 안된다. -끝-

20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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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유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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