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권력감시2010. 10. 29. 23:01

'삶의 질 1위' 이유는 직접민주주의

권력을 내놓기 싫어하는 이에게 민주주의를 강조하면 경제적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논리를 펴기도 한다. 이 같은 주장은 주민자치권이 높은 스위스를 보면 단박에 억지라는 걸 알 수 있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 경제학자 라르 펠트 교수와 겝하르트 키르쉬게스터 교수가 연구한 '직접민주주의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스위스에서 강력한 주민 참여권이 부여된 주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15%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그런 주의 세금회피율이 30% 낮았고, 부패비율도 낮았다.

 

스위스가 '삶의 질 1위'인 이유가 바로 주민자치, 직접민주주의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위스의 직접민주주의…정부·의회·국민 3자 공동 정책 결정

스위스는 풀뿌리 공동체인 '코뮨'을 중심으로 직접민주주의가 활성화돼 있다. 행정뿐만 아니라 세금부과 등 재정 자치권을 가진 코뮨(2867개)은 절반 이상이 인구 840명 미만이며, 주민이 투표로 입법·예산 등 주요 정책을 결정한다.

스위스는 정부·의회·국민 3자가 공동으로 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틀이다. 국민발안·의회발안은 반드시 국민투표를 해야 하는 데 유효투표 수의 과반 찬성과 26개 칸톤의 과반 지지를 얻어야 한다. 헌법에 국민투표가 도입된 1848년부터 1992년까지 398건을 시행했다. 이는 같은 기간 세계 각국이 시행한 국민투표(799건) 절반 이상이다.

스위스 직접민주주의는 시민이 선호하는 정책결과를 만들어낸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1986~1997년 칸톤의 재정 수입과 지출 217건을 분석한 연구에서 의무적 주민투표를 거친 칸톤은 그렇지 않은 곳보다 수입과 지출 모두 각 7%, 11% 낮았고, 적자규모도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스위스 국민은 대의민주주의인 선거에는 참여율이 낮다. 이에 대해 <직접민주주의-풀뿌리로부터의 민주화>를 쓴 한양대 주성수 교수는 "정당이나 후보들이 아무리 격렬한 선거경쟁을 해도 후에는 서로 타협하고 조정하기 때문에 정부 구성이나 정책에 커다란 변화가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 대신 유권자들은 국민투표에 대한 통제력을 확고히 갖기를 바란다"며 "직접민주주의가 대의민주주의의 '민주주의 결핍'을 보완하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영국 런던시의회 지역사회주의 실험…시민 '재개발 계획'에 정책·재정적 지원

영국 노동당이 집권한 런던광역시의회(1981~1986년)의 지방자치 사회주의 전략은 보수당 정부의 방해로 성공하지 못했지만 풀뿌리 자치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다.

노동당의 신좌파는 1981년 지방선거에서 런던광역의회를 집권하며 △요금 25% 인하 대중교통 정책 △런던기업위원회 설립, 1만 개 일자리 창출 △집권 첫해 공공주택 임대료 동결 등 주택정책 △도시 대안적 개발 △도로 건설 억제 등 정책을 내세웠다. 인종문제를 담당하는 '인종적 소수자위원회', 런던 경찰청을 감시하는 '경찰위원회', 대안적 경제정책과 민중계획 제시를 맡은 '경제정책팀'을 구성했다. 시청건물은 시민에게 공개되고 권력은 고위 공직자의 사무실에서 각 위원회 의원석과 방청석으로 옮겨졌다.

런던시의회는 공공요금정책에 걸고 넘어진 보수당의 소송에 지자 버스와 지하철 요금을 포괄한 '티켓 하나로'라는 교통카드 제도 도입으로 요금인하를 이뤄냈다. 그 결과 1984년까지 런던 중심부 승용차 이용 15% 감소, 대중교통 16% 증가라는 성과를 거뒀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정책 수립과 시행에서 시민이 스스로 표현하고 합의에 참여하는 참여민주주의와 결합한 대목이다. 런던시의회는 재량권을 활용해 각종 정보네트워크, 지역 정보센터 등을 통해 지역주민 스스로 '도크랜즈 재개발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정책·재정적 지원을 했다. 이는 보수당 정부가 경제적 중심지였으나 쇠퇴한 선착장과 부두를 일자리 창출과 첨단기술기업 유치를 내세우며 단거리이륙공항 계획 추진에 맞선 것이다.

일명 '민중계획'의 내용은 선착장 주변 비어 있는 공간에 공공주택 건설, 공동체 연결을 위한 보육시설 대규모 확대, 보트시설과 보트생산을 위한 훈련시설을 건립해 주변 상업적 보트생산활동과 결합 등이다. 그러나 민중계획은 대처 보수당 정부에 의해 좌절됐다.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 시민참여예산제…재정운영 투명성·공정성·효율성 높여

참여예산제는 행정부나 자치단체의 예산편성 과정에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것이다. 목적은 주민참여로 재정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서는 예산관련 정보의 투명한 공개가 선행돼야 한다.

직접민주주의 제도의 하나로 참여예산제가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린 것은 1989년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시작됐다. 당시 브라질 노동자당이 시정부를 집권하면서 주민단체가 참여예산제를 요구했고 시정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포르투 알레그레 참여예산제는 20여 년 동안 행정 시스템화됐고 성과도 많이 이뤄냈다. 주민 스스로 시의 예산을 결정한다는 의식이 강해졌기 때문에 어느 당이 집권하더라도 거스를 수 없게 된 것이다. 2000년 기준 주민참여로 결정한 예산규모는 시 예산의 25%에 이르렀다. 예를 들면 도시 주택 하수도 연결비율이 10년 후 83%(1989년 48%)로 늘었고, 참여예산제 시행 이후 2004년 주민공동체(3000여 개)가 40% 증가할 정도로 시민사회 활성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성과는 브라질 다른 지역(2006년 기준 6000개 시정부 중 100개)뿐만 아니라 인근 남미국가, 프랑스, 독일, 미국 등 세계 각국으로 퍼졌다.

 

우리나라에는 민주노동당이 2002년 지방선거에서 공약화하면서 전국으로 알려졌다. 이어 2004년 광주시 북구가 국내 최초 조례를 제정했고, 2006년 행정자치부가 표준조례안을 만들었다.

※이 기사는 <경남도민일보>와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가 공동으로 기획했습니다.
2010년 05월 07일 (금) 표세호 기자 po32dong@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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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식/권력감시2010. 10. 29. 20:57

미성숙한 20살 성년 …이번 지방선거, 변화 계기로

6월 2일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올해는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지 20년 되는 해다. 스무 살 성년이라지만 지방자치 뿌리는 허약하기 짝이 없다.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혁신 기획을 통해 지방자치 20년 현실을 진단하고 지방분권과 주민·지역주권시대를 열기 위한 혁신과제를 제시했다.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경남대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경남도민일보>가 공동으로 풀뿌리지방자치 전문가와 각 정당 관계자를 초청해 지난 17일 오후 마산 대우백화점 교육장에서 지방자치혁신 토론회를 열었다.

 

 

강인순 마창진 참여자치연대 공동대표

 

이날 토론회는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강인순(경남대 사회학과 교수) 공동대표가 진행을 맡았으며,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하승수(변호사) 운영위원이 발제했다. 이어 △민주당 경남도당 진광현 정책실장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이종엽 전 부위원장 △진보신당 경남도당 배대화(경남대 인문학부 교수) 문화·생태위원장이 토론을 했다.

◇지방자치 문제점 = 강인순 대표는 "지방자치 스무 살 나이에 맞게 정신연령을 높여야 한다"며 "20년을 과학적으로 진단하고 대안을 만들어나갈 때"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은 별 의지가 없다. 하승수 운영위원은 "손을 봐야 할지 논의보다 행정체제 개편만 추진 중이고 결국 마창진만 통합했다. 행정체제 개편 법안이 통과되면 계속 체제개편만으로 소모적 논의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진광현 민주당 도당 정책실장.

 

진광현 정책실장은 "지난 20년 동안 제도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중앙정치는 자치를 원치 않는다. 중앙정치 흐름대로 가고 있다. 유권자도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게 지방자치 20년 결론"이라고 정리했다. 특히 중앙정치권뿐만 아니라 지역내부에서도 지방자치를 원하지 않는 게 문제로 꼽혔다. 진광현 실장은 "지방자치 현실은 동네에서, 행정의 태도에서 집약돼 나타난다"며 "주민자치위원회 구성을 보면 행정은 주민자치를 원하지 않는다. '어떻게 주민에게 맡겨'라는 말은 정부가 자치단체에게, 행정이 주민에게 하는 같은 말"이라고 꼬집었다.
 

이종엽 민주노동당 도당 전 부위원장.

 

이종엽 전 부위원장은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를 제한하는 제도문제를 지적했다.

이 전 부위원장은 8년 동안 창원시의원으로 활동한 경험을 말하며 "전교조 시국선언 징계요구 같은 시행명령권, 자치입법권 제한, 재정처분권 등 중앙정부가 제도적으로 제한하고 있다"며 "대학생 학자금이자지원 조례를 주민발의로 만들었지만 고등교육법에는 국가사무로 돼 있어 자치단체가 회피하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주민간담회에서 주민의견을 받아 담당부서와 협의해 예산에 반영했지만 결국 4대 강 사업으로 삭감됐다"며 "예산도 중앙정부가 정해준 범위에서 편성하고 예산을 수정하려면 단체장 동의를 얻게 돼 있다"고 말했다.

단체장의 권한은 막강하다. 특히 인사권 독점은 공무원 줄 서기와 인사 관련 뇌물수수 사건의 원인으로 꼽힌다. 예산권 독점도 마찬가지다.

'제왕적' 단체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유권자의 시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진광현 정책실장은 "제왕적 단체장이 오히려 인기가 좋다. 유권자도 외형적 모습, 인기를 칭찬해주는 방향이니 전시행정이 통하는 지방자치가 됐다"며 "대중의 인기에 기반을 두고 더 강력한 단체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대화 진보신당 도당 문화생태위원장.

 

배대화 위원장은 "근본적으로 제도 문제가 크다. 상당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개선은 미흡하다"며 "이번 지방선거 각 정당 공약을 확인해보니 지방자치 중요성을 인식하느냐가 문제다. 복지·문화 혜택뿐"이라고 지적했다.

'제왕적' 자치단체장을 견제·감시하는 지방의회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 제주특별자치도처럼 독립된 감사기구도 필요하다. 제대로 된 주민참여와 주민자치를 위해서는 직접민주주의제도로 도입된 주민투표·주민소송·주민소환 제도도 활성화해야 한다.

특히 지방교육자치를 위해서는 지역교육청 폐지 등의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하 운영위원은 "교육감 직선만으로 지역을 바꾸기 어렵다. 경기도교육감 사례를 보더라도 당선은 됐지만 기존 관료에 포위된다"고 말했다.

 

 

하승수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운영위원.

 

이종엽 전 부위원장은 "보수정당이 체질화돼 있고 여당은 공무원 조직과 손발을 갖고 있지만 야당이 지방정치 의제화를 위해 끈질기게 노력해도 현실에서는 공감을 하고 바라봐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견제와 균형을 위해서는 선거제도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일률적으로 정당별 같은 기호 방식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특정정당에 쏠림현상 때문이다. 또한, 기초의회(중선거구제)보다 특정정당 독점이 심각한 광역의회(소선거구제)에 대한 비례대표제 전면도입이나 확대를 해야 한다.

또한, 중앙정치권에 휘둘리는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회 정당공천제에 대한 폐지 논의도 시급하다. 하승수 운영위원은 "광역의회는 60% 지지를 얻은 정당이 100%를 장악해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진광현 정책실장은 "작은 지역단위까지 싸움판으로 가는 흐름을 만들고 토론과 합의를 쉽지 않게 한다"며 기초단위 정당공천 배제에 찬성했다.

 
"지역에서 먼저 모범 만들자"
서기형 공무원, 기획·연출가형 바뀌어야 주인 노릇 가능


지역에서 지방자치 혁신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 같은 성과가 제도 개선의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하승수 운영위원은 "국회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 지역에서 합의기반을 만들어 제도개선을 추진해야 한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혁신모델을 만들어야 국가제도 개선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인사권 견제를 위한 제도가 중요하다. 제주특별자치도는 환경부지사와 감사위원장 인사청문회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공무원의 창의적 사고변화 시도도 필요하다. 하승수 운영위원은 "수동적이고 상명하복식 경직된 공직 변화를 위해서는 지방공무원이 지방행정에 참여를 해야 한다. 공무원이 서기형으로부터 기획가형, 연출가형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공무원의 학습모임 장려뿐만 아니라 공무원과 외부 전문가, 시민단체 간 공동 학습모임이나 토론회를 통해 지역정책에 대한 연구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산대우백화점 12층 교육장에서 열린 '지방자치 20년, 이제는 혁신이다' 지방자치혁신 토론회. /김구연 기자 

 

 

 

제대로 된 주민자치를 위해서는 주민이 주인이어야 하고 참여 활성화가 중요하다. 이종엽 전 부위원장은 "의회, 주민, 시민단체가 올바르지 않은 내용에 대해 '아니다'라고 할 수 있어야 지방자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각종 위원회 개선을 위해 위원을 공개모집하고 여성 참여비율을 늘리는 대안도 제시됐다. 실효성 있는 주민참여예산제를 도입해야 한다. 정보공개·복지·아동·청소년·인권 등 전문 옴부즈만 제도도 하나의 대안이다. 하 운영위원은 "통합 창원시 규모면 복지 옴부즈만 제도를 도입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시민사회와 야권이 지방공동정부를 꾸리겠다고 한 것은 새로운 시도다. 하승수 운영위원은 "제도가 바뀌지 않더라도 몇 군데라도 거버넌스를 구성해야 한다"며 "인사·예산권을 주민에게 돌려주고 다양한 참여를 시도해 다른 지역에 자극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에서부터 모범을 만들려면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하승수 운영위원은 "세력이 있어야 유권자가 느낄 수 있다. 현 정당과 시민단체로는 신뢰받기 어렵다"며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는 게 숙제"라고 말했다. 진광현 실장은 "야권단일화와 지방공동정부를 통해 승리할 가능성을 확인해서 이후에도 세력, 판의 변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배대화 위원장은 다른 의견을 밝혔다. 배 위원장은 "새로운 틀이 필요하면 새로운 내용도 있어야 한다"며 "아무리 선거와 반MB가 급해도 깊이 있게 생각해야 한다. 지역시민단체가 미래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경남도민일보>와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가 공동으로 기획했습니다.
2010년 05월 19일 (수) 표세호 기자 po32dong@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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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식/권력감시2010. 10. 29. 18:53

현행 정당제·선거제도부터 개선해야

 

지방자치 20년은 '중앙정치 예속화'와 '더딘 분권화'로 요약된다. 지역 내부를 본다면 특정정당이 권력을 독점한 '풀뿌리 보수주의'가 강화됐다.

지방자치와 지방정치를 혁신하려면 제도의 개선이 중요하다.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가 마산시의원을 대상으로 지난달 벌인 '지방자치 20년 평가와 발전방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응답자(21명 중 11명)들은 지방자치 발전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방의회 권한부족(33%) △중앙정부 의지 부족(25%) △자치단체장 강한 권한·독주(16%) 순으로 꼽았다. 단편적인 결과이지만 제도의 문제를 지방자치 걸림돌로 본 것이다.

제도 개선은 사람의 몫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방자치 혁신에 앞장설 인물을 뽑아야 한다는 의미다.

◇자치분권 강화 = 중앙정부가 권한을 자치단체에 이양해야 한다. 지방자치제가 성년이 됐지만 반쪽짜리에 머문 것은 중앙정부가 힘과 돈으로 '통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광역자치단체 행정부지사에 국가공무원을 내려보내는 것을 없애고, '상위 법률에 근거'라는 벽에 막힌 자치입법권도 강화해야 한다.

재정 분권도 필수다. 정부는 자치단체가 돈을 타 쓰도록 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특별교부세를 삭감하겠다며 통제한다. 최근 전국공무원노조 징계를 강요하면서도 그랬다. 이에 대해 공무원노조는 "특별교부세를 정권유지차원에서 쌈짓돈처럼 사용하는 것은 풀뿌리 민주주의 근간인 지방자치를 흔드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재정 분권을 위해서는 정부가 개별사업에 보조금을 주는 방식은 복지 같은 필수부분으로 제한하고, 포괄보조금제로 바꿔 자치단체가 용도를 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하승수 운영위원은 "입법권과 재정권을 포괄적으로 배분하는 방식의 분권이 필요하다"며 "그런 분권만이 실질적으로 중앙관료 집단의 영향력을 줄이는 분권이 될 것이고 지역 정책을 둘러싼 정책 경쟁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참여 확대 = 주민투표, 주민발의, 주민소환, 주민소송제가 도입됐으나 현행대로는 주민이 참여하고 견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주민투표제는 6년이 됐으나 무용지물이다. 주민소환도 지금까지 2번(경기도 하남시, 제주특별자치도) 진행됐을 뿐이다. 경남에서는 함양군수, 밀양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움직임이 있었지만 투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3분의 1 투표율 상한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하승수 운영위원은 "요건이 너무 엄격해 주민이 할 수 있는 견제 기능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주민이 대표자를 견제할 수 없다면 지방자치가 변화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민이 주민투표를 발의하려면 서명인원(유권자 5분의 1~20분의 1 이상) 조건도 과하다. 특히 주요 공공시설 설치·관리, 행정기구설치·변경, 자치단체 예산·회계·계약·재산관리 사항, 국가정책 등에 대해서는 주민이 주민투표를 발의할 수 없도록 막아놓았다. 그래서 마창진 행정통합 과정에 주민투표를 뛰어넘었다.

 

◇독점 막는 선거제도 = 풀뿌리 주민자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특정정당이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를 장악한 권력독점 구조가 근원이다.

마창진참여자치연대 조유묵 사무처장은 "지역사회에서 경쟁과 견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독점적 지역정당체제와 그에 따른 일당독점 지배구조"라며 "현행 정당제도와 선거제도에 대한 전면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천권으로 지역정치 '줄 세우기' 폐단을 키운 정당공천제 폐지 등 종합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 정당공천의 민주화가 우선이다. 정당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시민참여공천을 앞세웠지만 시민참여는커녕 여전히 국회의원의 입김이 강했다.

광역의원선거구를 소선거구제(1명)에서 중선거구제(2~4명)로, 기초·광역의회 비례대표 비율(현행 10%)을 늘리자는 시민사회의 요구도 있다. 또 전국정당만 가능한 틀에서 벗어나 주민과 유권자, 시민사회가 독자적 정치세력화와 풀뿌리 생활정치를 할 수 있는 지역정당을 인정해야 한다.

 

◇의회 견제기능 강화 = '강 단체장-약 의회' 구조를 바꿔야 한다. 그래야, 견제와 균형이 성립할 수 있다. 무능력, 무기력한 의회도 문제지만 자치단체장의 전횡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도 취약하다. 마창진참여자치연대 마산시의원 설문조사에서 자치단체장과의 관계에 대한 문제점으로 '단체장 막강한 권한(27%)', '단체장 독주(27%)', '지방의회 약한 권한(27%)'이 82%를 차지했다.

지방의회 권한 중 부족한 것에 대해서는 '의회사무직 인사권(72%)', '집행부 위법에 대한 제재·처벌권(27%)'으로 나타났다.

 

자치단체장이 독점한 예산편성권과 인사권부터 혁신해야 한다. 지방의회 견제기능 강화를 위해서는 의회 사무처 인사권을 독립하고, 전문위원실을 강화해야 한다. 자치입법권 강화, 지방의회가 단체장이 임명하는 부단체장, 출자·출연 등 산하 기관장에 대한 인사 청문회나 임명동의를 할 수 있게 법률근거도 마련해야 한다.

하승수 운영위원은 "행정사무감사·조사의 실효성 강화를 위해 지방의회에도 국회처럼 위증에 대해 형사처벌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경남도민일보>와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가 공동으로 기획했습니다.
2010년 05월 10일 (월) 표세호 기자 po32dong@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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